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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희망을 예약하세요

HDC 소식

by 채널HDC 2020. 12. 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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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삶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행사들은 긴축 경영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메이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마저 인원 감축을 진행했다. 이대로 여행업계의 침체는 막을 수 없는 수순 같았다. 

그런데 위기를 정면 돌파해 연일 이슈가 된 여행사가 있다. 모두가 여행 상품 판매를 포기할 때, 무려 400여 나라의 해외여행 상품을 완판시킨 중견 여행사 '참좋은여행'이 그 주인공이다.

 

 

사진 출처: 참좋은여행사 홈페이지

 

 

단돈 '만 원'으로 사는 여행의 희망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던 낯설지만 황홀했던 기억이 그립습니다. 그런 여행이라는 희망은 다시 찾아올 준비를 하고, 우리는 또 행복해질 거예요. 그 한 걸음을 시작하는 단계로 전 세계 약 400개의 희망 중 원하는 여행을 선택해 주세요.'

참좋은여행이 내건 이 여행상품의 이름은 '희망을 예약하세요'였다. 아련해진 지난날의 일상을 다시금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걸고 원하는 여행지를 선택하게 한 것. 지불해야 하는 예약금은 단돈 만 원. 취소 시엔 100% 환불해 준다는 부담 없는 조건이었다. 또 한국과 해당 국가 중 한 곳이라도 자가격리를 하는 조건이라면 출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럼에도 처음 상품이 나왔을 때 네티즌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각국 어느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종식을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마음 편히 여행 계획이나 짜고 있는 것이 시의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동종업계도 예약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예약 창구가 오픈되고 7분 만에 동시 접속자가 3만 명을 넘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으며, 단 며칠 만에 예약자는 6,000명이 넘었다. 떠나고 싶은 나라를 예약해, 여행을 상상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단돈 만 원으로 '희망'을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 반, 여행업계가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반을 1만 원에 예약을 해두는 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해요.”


예약자들이 여행 상품을 구매한 이유는 코로나19가 끝날 것이라는 확신이 아니었다. 적은 금액으로 희망을 산다는 것은 충분히 멋진 일이고, 그 예약금으로 여행업계가 쓰러지지 않을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종식 후 치솟을 여행 상품 가격을 미리 적은 금액으로 예약한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여행사는 차량 소독, 일행별 단독 테이블 제공, 실내 관광 최소화 등 '포스트 코로나19'에 걸맞은 여행 방식을 여행자들에게 약속했다. 물론 해외여행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질병관리청과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의 지침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다가오는 '여행일'이 답답한 나날 속 작은 설렘이 되어줄 것은 분명했다.

 


“희망을 예약해 주신 덕분에 저희들은 행복을 받았습니다.”


상품을 판매한 후 참좋은여행은 홈페이지에 감사의 공지글을 올렸다. 10개월 만에 사무실에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를 들으며 울컥함과 짜릿함을 느꼈다는 내용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여행 업체의 파산 소식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한 아이디어가 성공한 덕분에, 참좋은여행은 무급 휴직 중이던 각 지역 부서 영업팀장과 선임사원들을 30명 정도 출근시켰다고 한다. 해외여행 업무 경력자들의 대규모 업계 이탈이 이어지던 터라, 참좋은여행의 결단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바이러스는 인류가 쉽사리 컨트롤하기 어렵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일상을 지켜가는 것은 우리의 의지로 가능하다. 여행할 자유를 되찾길 바라는 2021년, 어쩌면 백신보다 강력한 힘은 우리의 희망과 긍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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