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실패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실패는 패배의 원인이며 부끄러움의 대상이다. 오래전부터 회자되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같은 격언도 대개 레토릭으로 통용될 뿐이다. 사람들은 오직 성공만을 부각한다. 실패는 기억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 실패다
모든 실패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 가능한 실패이거나 예기치 못한 요소들이 낳은 복합적인 실패는 기업 전략에 무의미하다. 오직 혁신적인 도전으로 인한 창조적 실패만이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구글의 미래 산업을 연구하는 비밀 조직인 구글X의 대표 아스트로 텔러는 2016년 TED 강연을 통해 실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구글X는 연구원들의 실패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축하한다. 연구원들이 실패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은 어마어마한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때 연구팀은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은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는 포기한다. 구글X는 즉각 그 연구 팀에 박수를 보내고 포상을 한다. 심지어 진급도 한다.
이것이 구글 혁신의 노하우다.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단계에서 결점을 찾는 것이 한창 진행 중일 때나 마무리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실패를 축하하고 보상하는 분위기에서 연구원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더욱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다. 그중에는 ‘수직 농업 프로젝트’처럼 종료된 기획도 있다. 그러나 실패가 무조건 프로젝트의 폐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금술사가 금을 만드는 데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황산과 질산 등을 발견했듯이 실패로 인해 또 다른 열매를 맺기도 한다.
구글X 팀은 차량 자율주행을 연구하면서 위급 상황에만 운전자에게 핸들을 넘기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안전 문제로 이 시스템은 폐기해야 했고 팀은 큰 위기를 맞았다. 팀은 연구를 재검토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핸들이나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었다. 실패를 통해 관점을 바꾸는 것이 애초의 똑똑함을 능가하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파트너
왕조의 최고 대신으로 임진왜란을 겪었던 서애 류성룡은 전쟁이 끝난 후 반성과 소회를 한 편의 시로 엮었다. 그는 시의 마지막 부분에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망양보뢰)”라는 고사를 인용했다. 이 고사는 오늘날 ‘실패한 뒤에 뉘우쳐야 소용없다’는 의미로 변용되었지만 본래 ‘어떤 일을 실패한 뒤라도 재빨리 수습하면 늦지 않다’는 뜻이다.
망양보뢰의 의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기업들이 실패를 관리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실패를 보강하고, 실패를 반전의 기회로 삼는 것. 이는 실패가 성공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의 완벽한 파트너라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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