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은 지난 5년 견고한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미 국내에도 송도와 하남 두 곳에 매장을 내고 진출해있다. 데카트론이 신속하게 제품을 혁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제품 생산 단계부터 고객 경험을 반영하는 것에 있다. 2014년부터 시행한 오픈 이노베이션 ‘데카트론 크리에이션’에서는 누구든지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완벽한 제안이 아니어도, 고객이 가치를 느낀다면 그 의견을 반영하여 제품을 완성한다.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제안자는 기획부터 디자인, 기술적 보완사항까지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물안경과 튜브 없이 코로 숨을 쉴 수 있는 스노클링 마스크 상품이다. 단지 고객의 의견을 반영했을 뿐인데, 스노클링 마스크 상품은 데카트론의 대표 제품 중 하나가 되었다. 성장하는 기업은 이제 적극적으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만족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4P에서 4C로,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마켓 4.0>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4P에서 4C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 전에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 등 ‘제품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웠다면, 앞으로는 공동 창작(Co-creation), 통화(Currency), 공동체 활성화(Communal activation), 대화(Conversation)를 이용한 ‘고객 참여 중심’의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 참여 중심’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앞선 데카트론의 사례처럼, 고객과 함께 제품을 공동 창작함으로써 고객의 아이디어를 제품 단계에서 반영하는 것이다.
조립식 블록 완구 브랜드 ‘레고’는 레고 아이디어스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다. 레고 디자인 아이디어를 올려서 1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내부 심사를 거쳐 상품으로 만들어진다. 이 플랫폼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 30개 가까이 된다. 음료 제조 및 판매 기업 ‘코카콜라’는 기존 콜라 음료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공구 브랜드 ‘디월트’는 고객이 직접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인사이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약 600만 달러의 연구 비용을 절약하기도 했다. 이케아 역시 2018년부터 ‘IKEA co-creation’이라는 사이트를 열어 고객에게 제품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고객은 물건을 사기만 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공동 창작자’인 셈이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는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고객은 공동 창작자로서 풍부한 사용자 경험과 정확한 니즈를 제공하고, 기업은 적극적으로 고객 의견을 반영해서 고객만족을 끌어내야 한다.
이렇게 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외됐던 고객은 직접 공동창작을 하면서, 공동체 의식과 기업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좋은 후기를 남기고, SNS를 통한 바이럴 홍보까지 진행하는 충성고객이 된다. 고객만족은 최고의 고객 경험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고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기업은 판매하고 고객은 구매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과 고객이 동등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뀐 지 오래다. 고객과 기업이 가치를 공유하면서 하나의 몸처럼 끊임없이 소통해야만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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