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길(道)이 있었다. 인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진보했고, 길을 정비하며 문명을 발전시켰고, 길과 길을 연결하며 삶을 확장해 나갔다. 이처럼 길은 곧 '발전'의 다른 이름이었다.
우리 국토의 길을 만들고, 삶의 터전을 세우고, 공간을 창조해 온 HDC 현대산업개발에게 '길'이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변화해가야 할까.
10월 26일 오전 10시, HDC 현대PCE 장영수 상임위원의 <길에서 길을 묻다> 강연회를 통해 길에 대한 다양한 철학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토교통부의 도로, 철도, 공항, 자동차 등 다양한 교통 분야를 거쳐 온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철학에서 논하는 '길'의 의미부터 현재의 도로 산업, 그리고 미래의 교통 전망까지 통찰해보는 강연이었다.
“도로란 곧 교통입니다”
동양철학에서 '길'이란 단순한 공간 이동로가 아니다. “무릇 사람이란 머물기도 하고 행함이 있으며, 머물기는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라는 여암 신경준 <도로고(道路考)>에 나오는 말처럼, '길'에서 보고 생각하며 걷도록 의미를 부여한 까닭이다.
인간생활의 기본 요소인 '衣食住行'(의식주행)에서 산업의 발달로 의류와 식량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나, 급속한 도시 인구 증가와 규모의 팽창은 집과 교통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게 했다. 과도한 도심 집중화는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교통 시간과 비용은 높아지고 주택 가격은 낮아지는 현상을 가져왔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영원한 사회적 이슈이자 국토교통부의 핵심 업무'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우리의 일상을 흐르게 하는 물과 같은 '교통'을 기본권의 하나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통기본권에 근거한 교통기본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교통약자 이동권은 특정한 교통 약자에게만 한정된 권리인데, 이제 모든 국민의 보편적인 교통권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신체적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 보장을 국민 전체에 대한 교통권으로 확대한 바 있다.
"대도시권, 지역간, 지방부 도로를 구분하여 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시대가 변화하고 삶의 스타일이 달라지면서, '길을 오가는' 교통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공유 경제가 발전하면서 카 쉐어링 문화가 확대되었고, 전동 킥보드나 스쿠터와 같은 개인형 교통 수단도 다양해졌다.
모든 변화에는 갈등이 수반되듯, 교통의 변화에도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대도시권의 확대로 통근, 통학 시간이 증가했고 이것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 택시 수요의 감소, 퍼스널 모빌리티의 등장 등 다양한 변화를 잘 예측하고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해 가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장영수 상임위원은 특히 대도시권, 지역과 지역, 그리고 농어촌과 같은 지방부의 도로를 구분하여 교통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구 밀도가 다르므로 다르게 접근할 수 밖에 없고, 각 도로의 니즈를 잘 분석해야 거시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단계별로 해결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권의 경우 광역급행철도(GTX)의 확대, 지상과 지하공간을 활용한 입체도로 BRT, 환승센터에 대한 정부 보조금 확대 등 복잡한 도시 공간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교통망을 확대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대도시권의 삶은 무엇보다 대중교통이 중요한데, 현재 수도권 46개 노선에 운영 중인 2층 버스의 경우, 홍콩의 2층 버스와 비교했을 때 규모나 좌석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앞선 제도나 사례는 보다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어야, 교통에 대한 갈등이 커지기 전에 한발 앞서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간에는 고속철도 속도 상향 및 서비스 개선, 고속버스 시스템 개선, 하이퍼루프 등 연결이 원활해질 수 있는 차세대 교통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화물차 전용 도로와 같이 혼잡한 노선을 해결하는 방안이 도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어촌의 문제는 수요응답형 대중 교통 확대, 고령자 맞춤형 교통대책 수립 등 교통 복지의 정책으로써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 거점을 활용한 '고속도로 오아시스'를 확보하고, 관광 촉진 도로를 개발하여 주말 교통량 증가를 해소할 수 있다면 지역 경제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교통은 곧 국민의 삶입니다”
장영수 상임위원은 혁신도시 부단장을 지낸 경험을 들며 '문화 중심 혁신 도시'를 실현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한 지역에 백화점이 운영되려면 50만 인구, 소극장이 운영되려면 1,000만 인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유동인구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역을 활성화하려면 결국 인구가 움직일 수 있는 교통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것이다.
“교통이 좋아지면 국민의 삶이 좋아지고, 삶이 좋아지면서 비즈니스가 생깁니다. 즉 길이 생긴 곳에 사람이 다니고, 사람이 다니면 돈이 나오지요.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민의 삶을 끌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 또한, 결국 개발이 국민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도, 교통은 여전히 모든 것의 연결고리이며 시공간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계나 기존의 알고리즘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물류에 대한 새로운 관심, 아파트 파이프라인과 같은 신개념의 교통 수단, 일상 속의 혁신적인 문화 공간 등 '길을 만드는' 업(業)에도 끝없는 변화와 도전이 펼쳐져 있다.
“길은 도, 도는 이치이며 만물의 근본이다. 도는 늘 그러한 도가 아니라 늘 변화해야 한다.”라는 강연의 마무리에서 변화를 멈추지 않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내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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