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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주인공으로 일하라 '잡 크래프팅'

HDC 생각

by 채널HDC 2020. 12. 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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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월급을 받기 위해'라는 한 가지 답만이 떠오른다면 매우 서글픈 일일 것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일을 하면서 보내는데도 보상 외에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이는 일의 프로가 아닌 포로인 셈이기 때문. 

누군가는 타성에 젖어 업무에 끌려가고, 누군가는 능동적으로 업무를 재해석해 이끌어나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물리적으로는 동일한 시간이지만, 의미는 완전히 다른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의 의미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는 차이, 거기서부터 '잡 크래프팅'이 시작된다.

 

 

 

 

일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잡 크래프팅'


'일을 공예품처럼 빚어내다'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은 공식적인 업무 규정과 절차에 매몰되지 않고, 일을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조직의 관리자가 주도적으로 직무를 정해주는 탑다운 방식인 '직무설계'(job design)와 달리, 잡 크래프팅은 일의 궁극적인 목적에 기초해 스스로 직무를 이끌어가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잡 크래프팅'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에이미 브제스니에브스키는 2010년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서 포춘 500대 기업부터 작은 비영리 기업들을 연구한 결과, 잡 크래프팅을 시행한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더 큰 성과를 보였고 직장 생활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즈니랜드는 모든 직원을 '캐스트 멤버'(cast member), 즉 배우라고 부른다. 이것은 전 직원이 디즈니랜드를 무대로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칭을 통해서 업무의 경계를 넘어,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를 알려주는 것이다. 일례로 디즈니랜드 청소 총괄 책임자 척 보야잔은 직원들에게 미화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고객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청소를 하는 것입니다.”라고 정의하였다.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청소가 필요하다는 새로운 관점은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구글은 다양한 직무의 담당 직원을 무작위로 지정해 실시하는 잡 크래프팅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워크숍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가치와 강점에 따라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수정해보고, 이 새로운 업무에 맞는 조직 내 관계를 구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일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것이 이 워크숍의 목적인 것. 6주 후 잡 크래프팅의 효과를 측정한 결과, 참가자들의 업무 몰입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결과에 워크숍은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 나의 자리에서 시작하는 '잡 크래프팅'


잡 크래프팅은 일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 후, 그 일에 필요한 관계를 재설정하고, 주도적으로 일을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1. 의미 크래프팅

일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해보자. 어제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일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나사(NASA)의 경비원들은 자신의 일이 단순히 국가 중요 시설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달나라로 가는 꿈을 실현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라고 인식한다고 한다. 세일즈를 수행하는 사람의 경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한다'는 미션을 넘어 '제품을 통해 고객이 바라는 행복을 제공해 주고 싶다'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것. 이후에는 일의 수준과 몰입, 만족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 관계 크래프팅

일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설사 단독으로 업무를 진행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타인의 의견이나 평가, 소통이 필요하다. 동료들을 경쟁자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조언자를 찾아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춘다면, 테이커가 아닌 기버로서 조직 내의 윤활유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태도'가 관계 크래프팅의 핵심이다.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은 타 부서나 외부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설정한다면, 언젠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플랜 B가 될 수 있다.


3. 과제 크래프팅

자신의 능력과 강점을 파악한 뒤 업무를 통해 최대한 발휘하도록 해보자. 나의 의지를 통해 일을 변화시켜 나간다면, 업무에 몰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 업무 이외의 나의 관심 분야를 일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본다면 개인적인 성취감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한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능동적으로 행동하면서 진실로 살아있다고 느끼는 특정한 순간과 심리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순간에 내면의 목소리가 '지금이 진짜 나다'라고 외친다고 한다. 우리는 일을 통해 삶을 꾸려갈 뿐 아니라 나를 실현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존재다. 단지 주말만을 기다리면서 일을 한다면 소중한 주 5일 동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기쁨을 모르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여러 빅프로젝트들과 사업 다각화로 회사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2021년, 잡 크래프팅을 통해 나의 일에 주인공이 되어 보자. 나의 태도가 달라진다면 나의 동료와 팀, 조직의 2021년이 새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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