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막이 쳐진 세상의 놀라운 반전
글로벌 시대 전 세계는 하나라 외치는 요즘, 우리나라를 6,500개로 쪼개 오로지 지역 거래로만 업계에서 급성장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있다. GPS 기반으로 지역 인증을 받은 후 내가 사고팔 수 있는 최대 반경은 6km(인구밀도가 낮은 지방의 경우 최대 10~12km)이고 이 칸막이를 넘을 수 없다. 다른 지역 상품을 보고 거래하고 싶다 해도 불가능하고 오로지 동네 이웃과 직거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 플랫폼이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 월 방문자 수 400만 명을 기록하며 2019년 구글플레이 ‘올해의 베스트 앱’으로 선정되었다. 이 반전의 주인공은 ‘당신의 근처 마켓’이라는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다.
‘평판’과 ‘접근성’의 법칙에 의해 태어난 당근마켓
‘당근마켓’ 창업자 김용현, 김재현 대표는 모두 ‘카카오’ 출신이다. 두 대표는 카카오 시절 회사 직원들이 사내 중고거래 온라인 게시판을 이용해 활발히 거래한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두 대표가 볼 때 같은 회사 직원들끼리 거래를 하면 제값 받기도 힘들고 얼굴을 붉힐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는 것. 그 이유는 ‘평판’과 ‘접근성’에 있었다. 보통 모르는 사람들과의 거래는 사기나 불량의 위험 혹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 있는데 동료끼리의 거래는 신뢰가 바탕이 되니 그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출근해서 바로 교환하면 되니 택배를 부칠 번거로움도 없었다. 그 후 두 대표는 사내 중고 거래 게시판을 확장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2015년 회사를 나와 ‘당근마켓’의 전신이 ‘판교장터’를 만들었다. 첫 타깃은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일하는 IT 회사 직원들이었다. 회사 계정 이메일로 인증을 해야만 거래 할 수 있었는데 차츰 회원 아내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후 회사 메일 기반에서 휴대폰 번호 기반으로 바꾸고 지역 인증만 된다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형태로 확장 시켰다. 이름도 판교장터에서 당근마켓으로 바꿨다. 중고 육아 물품을 찾는 주부들의 참여가 쏟아지며 사업이 본격화되었고 판교를 넘어 분당구로 또 용인시 수지구, 경기도 수원시, 서울시 송파구, 강남구 등지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2018년 1월에는 전국 단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되었다.
왜 돈을 내는데 따뜻하지? 당근마켓이 사랑받는 이유
상대방이 다시 볼 사람이라 생각이 들면 행동에 제약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근마켓은 그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신뢰’를 해결했다. 물건을 살 사람 혹은 팔 사람이 내 주변 어딘가에 살고 있고 심지어 거래 후 또다시 거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물건의 퀄리티와 가격면에서 믿음을 저버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넘어 당근마켓이 특별하다 느껴지는 건 ‘비대면’을 강조하는 요즘 당근마켓은 만남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거래를 넘어 만남의 장, 교류의 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역거래는 이웃 간의 정을 느끼게 만들어줬고 실제로 거래자에게 손편지를 받았거나, 이웃끼리 거래를 하다가 친해졌다는 등의 당근마켓 후기를 흔히 볼 수 있다. 두 대표는 이런 따뜻한 만남에 대한 니즈가 항상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에 당근마켓이 꿈꾸는 미래
당근마켓이 추구하는 미래는 그 따뜻한 만남이 가져다주는 커뮤니티의 부활이다. 지금까지는 본인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지역 주민과 중고거래 하는 거였다면 이제는 주민들의 인력, 재능 등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강아지를 산책시켜주거나 아이를 돌봐주고 혹은 요리, 꽃꽂이, 외국어 등등의 재능까지 모두 나누는 형태이다. 다시 말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꿈꾸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웃 간의 만남이 잦아지고 동네가 활성화되어 지역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우선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았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 밝혔다.
비대면이 대세가 되는 요즘, 실제 ‘만남’으로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을 당근마켓은 놓치지 않았다. 당근마켓이 만들어나가는 지역 커뮤니티가 어떤 모습일지, 그 모습이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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