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은 환영받지만 오래된 것은 사랑받는다는 말이 있다. 최근 오래된 전통 가업에 요즘 세대의 감성을 더한 브랜드들이 ‘뉴트로’ 감성과 맞물려 사랑받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며, 익숙한 전통을 그대로 살리면서 새롭게 탈바꿈하여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브랜드들, 바로 ‘지평막걸리’와 ‘태극당’, ‘비앤테일러’이다.
1도의 차이, 3대째 이어온 가업을 부활시킨 ‘지평막걸리’
‘지평막걸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에서 시작된 90년 전통의 막걸리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은 ‘지평막걸리’는 2010년, 아버지에게 ‘지평주조’를 물려받은 대표가 과감하게 막걸리 도수를 6도에서 5도로 내리면서 새롭게 재탄생했다. 단 1도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시골 양조장에서 만드는 전통 막걸리’에서 ‘도수가 낮아 젊은 사람들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막걸리’로 떠오른 것이다. 반대로 병과 라벨의 디자인은 브랜드 90년 역사를 담아 예스럽게 바꾸었다. 그 결과,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맛과 레트로 열풍을 담은 디자인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연 매출 2억 원의 ‘지평막걸리’는 현재 연 매출 230억 원대로 급성장했고, 소비자들은 각종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새롭게 바뀐 ‘지평막걸리’에 열광하고 있다.
옛 추억은 남기고 새로움을 더한 빵집, ‘태극당’
1970년대 ‘빵집’은 지금의 카페 못지 않은 세련된 만남의 장소였다. 그 중에서도 ‘태극당’은 1946년 명동에서 개업한 후 72년부터 지금의 장충동 동국대 입구 자리에 터를 잡고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프랜차이즈 빵집이 등장하면서 70년 넘는 시간동안 3대에 걸쳐 빵집을 운영해온 태극당도 ‘단골손님들만 가는 빵집’이 되고 말았다.
이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태극당’을 경영하게 된 젊은 대표는 과감하게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바꾼 것은 아니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방법을 택해서 과거의 추억은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샹들리에와 진열장, 인테리어 등은 그대로 살리는 대신, 빵 고르는 방식은 고객이 직접 빵을 골라 쟁반에 담는 요즘 스타일로 바꾸었다. 태극당 서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도, 과거의 ‘빵 아저씨’ 캐릭터를 부활시키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브랜드 전통은 지키되 젊은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통 빵집으로 재탄생한 덕분에, ‘태극당’은 브랜드 리뉴얼 전인 2012년보다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SNS시대에 더욱 빛난 한땀 한땀 손 바느질의 가치, ‘비앤테일러’
1967년 ‘보령양복점’에서 시작한 53년 역사의 맞춤 양복점 ‘비앤테일러’도 아들의 손에서 재탄생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폐업까지 생각했던 양복점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동안 오프라인으로만 운영하던 방식을 버리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고급스럽고 깔끔한 맞춤 양복 사진들을 꾸준히 업로드하자, 20대부터 40대까지 소비자층이 젊어진 것은 물론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아들은 젊은 고객들을 겨냥해, 주말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정장 브랜드 ‘채드프롬’도 론칭했다. 이렇게 53년 동안 이어져 온 맞춤정장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대 흐름에 따른 마케팅 아이디어를 낸 덕분에, 현재 ‘비앤테일러’는 양복점 규모를 크게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90년 전통의 막걸리, 74년 역사의 빵집, 53년 경력의 양복점. 이들의 공통점은 몇 세대에 걸쳐 오랜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으로 브랜드를 탈바꿈하고 마케팅을 새롭게 한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익숙한 것이 좋은 옛 세대부터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을 확보한 덕분이다. 많은 것을 바꾸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는 ‘태극당’ 대표의 말처럼,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브랜드를 재단장했지만 오랜 전통은 바꾸지 않았기에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 지켜야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을 영리하게 선택해야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이 브랜드들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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