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멈췄던 일상이 하나, 둘 다시 시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프로스포츠의 재개 소식은 많은 야구, 축구 팬들을 반갑게 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무관중 경기로 시작되는 것은 아쉽지만 의외의 재미가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데, 바로 한국 스포츠 중계권이 해외로 수출되며 K-스포츠가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KBO에 푹 빠진 미국, 여기가 ‘빠던’의 나라 입니까?
지난 5일 개막한 한국 KBO 리그 재개 소식을 전 세계 외신이 전했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반응이 뜨겁다. 미국의 스포츠채널 ESPN이 KBO리그를 미국 전역에 중계했기 때문이다.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전은 새벽 시간대에 방송되었음에도 생중계에 17만명, 재방송까지 더하면 27만 6000명 가량이 시청하며 고무적인 시청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평균 메이저리그 경기 시청자 수의 약 30% 수준)
특히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주는 영문 약어가 같은 NC다이노스의 팬임을 자청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공룡화석이 많이 발굴되는 지역으로 NC다이노스의 마스코트가 공룡인 것까지 인연으로 연결되며, 제2의 연고지를 맺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피자를 들고 있던 외야 펜스광고의 광고모델 김준현을 Pizza Guy로 주목하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까지 재미를 발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뜨거운 반응을 모은 것은 바로 ‘빠던’이다. 빠던은 타자가 홈런, 안타 등을 쳤을 때 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로 우리나라에서는 ‘배트(빠따)던지기’를 줄여 ‘빠던’, 해외에서는 ‘배트 플립’ 이라고 부른다. MLB에서는 상대선수를 자극하여 격렬한 다툼까지 불러일으키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여겨 금기시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수들의 의례적인 습관에 불과해 뜬공에도 ‘빠던’이 왕왕 일어난다. MLB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러한 야생적인(?) 모습은 한국 야구만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지며 흥미를 끌고 있다. 개막전에서 NC다이노스의 모창민 선수가 홈런을 친 후 배트를 던지자 미국의 중계진들은 KBO리그 첫 배트 플립이 나왔다며 환호를 보냈다. ESPN은 중계 이전에 한국 선수들의 배트 플립과 야구 문화에 대해 자세히 조사한 기사를 다루기도 했다. (기사링크 : The art of letting go) 세계 각국에서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ESPN은 22일, 미국 외 지역까지 중계방송 권역을 확장, 130개국에 KBO를 해외 생중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ww.espn.com/espn/feature/story/_/id/17668845/korean-bat-flip
The great Korean bat flip mystery
In MLB, bat flips have long symbolized disrespect. In South Korea, they are art. How do these alternate worlds exist? And what do they say about us? Writer Mina Kimes trekked across South Korea with illustrator Mickey Duzyj to unravel the mystery.
www.espn.com
▲ESPN 'the art of letting go'기사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별 배트플립 동작을 일러스트로 그려 분석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 © ESPN ‘the art of letting go’ 기사에서 인용
전 세계 340만 명이 동시 관람, K리그 개막전
K리그 역시 유튜브와 트위터를 비롯해 36개국에 중계권을 판매하는 등 전 세계를 향해 생중계가 이루어졌다. 영어자막과 영어 해설까지 넣어서 해외 팬들의 이해를 도운 결과,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개막전 트위터 중계 접속자수는 약 340만 명에 달했다. 축구가 인기가 높은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에서 높은 접속률을 보였고, 특히 ‘터키’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한국 축구를 시청했다고 한다.
유럽의 주요리그는 물론 세계 축구리그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일제히 중단된 상태다. 전 세계의 축구팬들이 관심이 K리그에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탈리아 언론 <룰티모 우오모>는 ‘너만의 한국팀을 택하라’는 헤드라인으로 한국의 문화 파급력을 거론하며 K리그를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첫 날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동국 선수의 ‘덕분에’ 세레모니도 주목받았다.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엄지손가락을 드는 ‘덕분에 챌린지’는 K리그를 통해 외신에 소개되었다.
이런 관심 속에서 HDC스포츠의 <부산 아이파크 축구단>도 16일 홈개막전을 치렀다. 이번 경기는 5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한 홈 개막전이기에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경기! 아쉽게도 무관중 경기로 현장에서 응원을 할 수는 없었는데, 구단에서는 팬들의 열띤 성원을 경기장으로 옮기고자 ‘랜선 응원’을 진행했다. 부산아이파크 공식 SNS(@busaniparkfc)에 남겨준 응원멘트를 경기장 LED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 관중이 없는 경기장에 팬들의 응원 사운드까지 연출해 선수와 팬이 하나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비록 경기는 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를 맞아 아쉬운 1:2 패배로 종료되었지만, 랜선을 통해 전해진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경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5월 30일(토), 6월 6일(토)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팬더믹의 영향으로 오히려 세계에 강제진출할 기회를 얻게 된 K리그와 KBO. 지금은 랜선으로 스포츠를 즐기고 있지만, 곧 예전처럼 경기장에 모여 함께 응원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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