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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협업을 위한 조건

HDC 생각

by 채널HDC 2020. 8. 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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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조별 과제의 악몽을 기억하는가. 아이템 발굴부터 자료조사, PPT 문서 정리와 발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합리적인 분담과 협업이 필요한 일이다. 어느 한 사람이 역할에 소홀하거나 무임승차하면 팀워크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기업의 혁신과 성과도 마찬가지다. 협업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잘하느냐에 따라 승승장구하기도, 혼란의 길을 걷기도 한다.

 

혁신의 상징, 실리콘밸리를 탄생시킨 ‘협업의 힘’

전 세계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실리콘밸리의 업무 방식 중에서 ‘협업’을 빼놓을 수 없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과 공동 작업을 해온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경영 컨설턴트 테아 싱어 스피처는 그의 저서 <협업의 시대>에서 강력한 협업이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협업의 구성요소로 개인의 역량, 팀 도구, 기업 관행을 꼽는다. 개인의 역량은 자신, 타인, 업무, 회사에 얼마나 충실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은 바로 ‘자신에게 충실하기’이다. 협업이라고 하면 안정감 있는 조직문화나 시스템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개인의 기본적인 역량과 태도가 전제되어야 협력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퀸(Queen) ‘프레디 머큐리’에게는 충실한 동료가 있었다

팀워크가 관건인 밴드나 스포츠 팀을 보면 각 구성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밴드,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 퀸의 명성은 멤버 각각 뛰어난 역량과 개성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가 가장 부각되지만, 네 멤버 모두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고 그것이 서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기타실력도 뛰어났지만 작곡에도 능했다. 쿵쿵거리는 발소리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We will rock you'는 바로 그가 탄생시킨 작품이다. 19개 국가에서 차트 1위에 올랐던 히트곡 'Radio GaGa'는 드러머인 로저 테일러가 만들었다. 그는 노래 실력도 뛰어나 프레디 머큐리가 건강이 안 좋을 때 백 보컬 역할도 했다. 베이스를 백그라운드 역할을 넘어 메인 악기로도 사용한 베이시스트 존 디콘은 작곡에도 적극적이었다. 히트곡 'Under Pressure'는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퀸의 전설은 어느 한 멤버의 두각으로 완성된 게 아니었다. 멤버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으며, 그로 인한 시너지 팀워크로 탄생한 밴드였다. 멤버 어느 한 명 똑같은 스타일이 없었고, 하나같이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따르는 것을 무척 싫어했지만, 멤버들이 가진 뛰어난 역량과 안목에 대한 서로 간의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에 ‘퀸’이라는 밴드로서 위대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이미지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가 말하는 우승의 비결

2010년대 현대 농구의 흐름을 바꾼 NBA의 아이콘이자 최강 슈터, 스테판 커리. 그는 농구선수치고는 단신인 약점을 극복하고자 적중률 높은 3점 슛을 바탕으로 빠른 릴리스와 드리블 기술로 자신의 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의 활약으로 이후 프로 농구 전술은 키 큰 선수들 중심에서 스피드가 우선시되는 스몰볼* 형식으로 변했다.

‘스몰볼’은 코트를 넓게 쓰면서 활발한 패싱을 통해 공격하는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중요한 경기방식이다. 팀의 다른 선수들은 커리가 공을 잡으면 상대 팀 수비수들이 그에게 몰리는 틈을 타, 역으로 골밑 플레이나 미드 레인지 게임을 펼쳤다. 같은 팀 클레이 탐슨은 그 못지않은 뛰어난 슈터로 스테판 커리가 적극 마크당할 때 득점에 대한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스테판 커리가 말하는 우승의 비결도 다름 아닌, 각자가 자신에게 충실한 팀워크였다.

“누구 한 명이 뛰어나서라기보다, 선수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한 선수에 집중되지 않는 플레이를 한다. 그렇게 슈터들이 좋은 슈팅 기회를 잡게 만들어주는 공격 시스템이 슈터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스테판 커리

구성원 각자가 나의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목표를 계획하며, 이를 지키고자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바로 협업의 기본 전제다. 자신에게 충실하고 당당할 때 비로소 타인과의 신뢰가 구축되고,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스몰볼 - 농구의 라인업 구성 방법의 하나. 안정적인 3점 슛을 바탕으로, 높이보다는 스피드와 활동량을 무기로 작고 빠른 선수들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전술적 우위를 차지하는 방식.

* 참고문헌: 테아 싱어 스피처 <협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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