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는 억울하다?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가면 흔히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최근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나요?”아닐까. 두통, 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부터 만성화되면 암까지 부추긴다는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만병의 근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릴 때가 됐다. 오히려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도 있기 때문이다. 즉, 스트레스를 잘 알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한다.
두 얼굴을 가진 스트레스
스트레스 의학의 대부라 불리는 '한스 셀리에' 박사는 스트레스를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극에 의해 생체에서 일어나는 비 특이적인 생물학적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나 뜻밖의 상황 등을 맞닥뜨렸을 때 신체에 가동되는 대응 프로그램이 스트레스 시스템인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겪을 때 인체가 겪는 ‘스트레스 반응’의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했다.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eustress)’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디스트레스(distress)’와 구분한 것이다.
스포츠 선수가 경기 시작 전에 고함을 치는 이유
유스트레스의 힘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는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 전 치르는 의식을 들 수 있다.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인 ‘올블랙스’는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 1분 동안 요란한 춤을 춘다. 가슴과 허벅지를 마구 두드리며 상대의 목을 자르겠다는 시늉을 하는데, 남태평양 마오리족의 하카 춤이다. 사기를 충전한 올블랙스는 강력한 팀워크를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축구나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향해 고함을 치거나 하이 파이브 동작을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높여 집중력을 강화하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근거가 있는 마감의 마법
시험을 앞두고 한 벼락치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거나 업무 마감이 닥치면 일에 추진력이 붙는 것도 유스트레스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아드레날린은 기억력을 날카롭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적당한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자신감이나 창의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쁜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로 바꾸려면?
우리는 어느 때보다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다. 스트레스상황 자체를 피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를 잘 구분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유스트레스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지만 오래되거나 심화되면 디스트레스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오래 이어지지 않도록 짧은 단위로 나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 사안에 너무 갇혀 감정소비를 하지 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1. 글쓰기로 감정을 정리한다.
일기든 편지든 좋다. 글쓰기를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나의 감정을 잘 정리하면 나쁜스트레스를 좋은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2. 운동으로 신체에 활력을 얻는다.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 뇌는 에너지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 의욕이나 활력을 생성하지 않는다. 무기력은 디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적정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추천한다.
3. 명상으로 긴장을 해소한다.
명상을 하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돼 호흡이 부드러워지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쁜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270만 년 전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굶주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육식을 하려면 고기를 자르는 도구가 필요했고, 결국에 석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잘 사용하면 오히려 발전과 도약의 계기가 된다. 피할 수 없다면 활용하자!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다스려 기분 좋은 긴장감, 유스트레스를 일상의 활력소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참고문헌: 우르스 빌만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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