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소통이 화두인 시대다. 직종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기업에서 보다 원활하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고심 중이다. 강제적으로 부서 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세대와 직급의 경계 없이 섞이고 어울리기를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편리한 소통을 돕는 온라인 채널은 또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연결되는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시때때로 거대한 불통의 벽과 마주한다. 서로 다른 입장과 이해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자기만의 방에 갇힌다.
적극적인 소통이 최고의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왜 원활히 소통하지 못할까? 답을 찾으려면 먼저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조직에서의 소통은 단순히 ‘사이좋게’혹은 ‘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딪치더라도 기업과 조직의 목표를 위해 최적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소통이다.
소통은 원활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한다. 목표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뭉쳐서 다채로운 관점들을 거리낌 없이 발산할 때 비로소 생산적인 결과, 최선의 선택이 가능해진다. 설사 그 과정이 불편하고 거북하더라도 성과를 위해서라면 자기 자리에서 기꺼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상사나 부하직원이 서로 대적하는 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각자 포지션이 다를 뿐 힘을 합쳐 싸워야 하는 소중한 내 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지녔다 해도 혼자서 이끌어갈 수 없는 게임이 바로 조직의 일이다. 나와 함께 뛰어 주는 동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감사할 때 비로소 마음도 귀도 열릴 것이다.
하나의 음을 완성해가는 오케스트라처럼
132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는 조화로운 팀워크로 유명하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국적의 단원들은 유명 솔리스트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지만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된 이상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서로를 존중한다. 입단 후 제일 먼저 받는 훈련도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듣는 것이다. 본인의 악기가 어떻게 동료들의 소리와 어울릴지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개인보다 전체가 우선이 되고 자신을 내세우는 대신 다른 연주자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좋은 연주의 기본임을 아는 사람들이다.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단원들은 본인 파트에만 몰입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며 연주의 템포를 조절한다. 협연자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적절히 보완하고 지원하면서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팀이다.”
지난 2012년 국내 공연 당시 협연자였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최고 앙상블을 위해 자신을 양보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은 결국 최상의 결과와 모두의 보람으로 이어진다.
잘 듣는 것 역시 잘 말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능력이다. 그러나 중요한 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역설적으로 이를 그토록 강조하는 것이다. 소통은 지시나 명령으로 되지 않는다.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 있어도 사람들의 마인드가 닫혀 있다면 백약이 무효다.
서로의 간극을 확인하고 극복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개인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인정하고 경청한다면 소통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시작은 불안하게 굴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흐름을 타면 빠르게 달려 나가는 것처럼 소통의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더욱더 힘차고 활기찬 조직이 될 것이다.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하고 불편한 것일 뿐 가능성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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