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호] 면역에 관하여

HDC 소식

by 채널HDC 2020. 3. 5. 16:15

본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쇼핑하는 사소한 일이 요즘처럼 소중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을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불안한 순간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불안과 공포에 떨며 지내는것 보다는,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생각해보는 것이 우리에겐 더 필요한 일 일 것이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면역력에 대해 연구한 저자 율라 비스의 책 <면역에 관하여>는 지금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인 율라비스는 아이를 출산한 후 경험한 두려움에 맞서면서, 백신 접종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원하는지에 대해 규명한다.

그녀는 책에서 질병을 극복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면역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이 서로 교류하며 살아가는 이상, 서로는 서로의 환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회적 몸을 무엇으로 여기기로 선택하든,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면역은 공유된 공간이자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면역력을 위해선 다수의 노력이 필요하다. 백신을 다수가 접종하고 예방하여 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백신을 맞지 못한 아이들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접종하면 바이러스가 숙주에서 숙주로 이동하기 어려워져 전파가 멎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보호받는 것은 취약 계층인 노인들과 임산부, 그리고 아이들이다. 반대의 경우 이 사람들부터 위험에 처하게 된다. 나의 면역력을 높이는 행동이 사회의 약자를 돕는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제 살갗으로부터보다 그 너머에 있는 것들로부터 더 많이 보호받는다. 이 대목에서, 몸들의 경계는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 면역도 마찬가지다. 면역은 사적인 계좌인 동시에 공동의 신탁이다. 집단의 면역에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웃들에게 건강을 빚지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에게 기대어 생활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은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예방책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일상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것. 이러한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행동은 첫째로는 나를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위생에 신경 쓰는 작은 노력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바이러스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함께노력해야 한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고도 외출을 해 타인을 감염시킨 사람이 있는 반면, 몇몇 완치자들의 사례는 모범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인천의 확진 환자 A씨는 관광가이드를 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전염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자가격리를 실천하고,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끼고 생활하며, 사람이 없는 도보로 이동하여 접촉자의 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접촉자 23명의 감염을 막았다. 싱가포르에 방문했다 감염된 17번 환자도 가족과 대화하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가족 내 감염 막을 수 있었다. 이들이 특별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 보건 규칙을 충실히 따르고 행동했을 뿐인데도 타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책에서 표현한 대로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하고 싶은 일을 조금 줄이고 나를 위해서 그리고 타인을 위해서 예방책을 성실히 따르며 배려심 있게 행동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