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누군가는 위기에 쓰러지지만, 누군가는 위기를 동력으로 크게 성장하기도 한다. 일본 호텔 대표 브랜드로 유명한 ‘호시노 리조트’. 이 리조트는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든 사례이다.
꺼져가는 버블 속에서 이룬 언빌리버블한 성공
일본 경제의 버블 속에 우후죽순 생겨난 료칸, 리조트, 호텔들은 버블이 막 꺼지기 시작한 1990년대에 들어서며 갈 길을 잃고 회생불가 판정을 받았다. 1914년에 개업해 가업으로 이어져오던 ‘호시노온천’도 예외가 아닐 수 없었다. 내실 없이 전통만을 고수한 결과 그야말로 풍전등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1991년 ‘호시노온천’의 4대(代) 사장인 호시노 요시하루는 사명을 ‘호시노 리조트’로 바꾸고 과감히 혁신을 이어나갔다. 불과 한 채였던 운영시설이 현재는 41개이고 올 연말까지 45개로 늘어날 예정이며, 매년 150여명을 뽑는 정기 채용에 2000명이 넘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이 지원서를 내는 곳으로 한 번 쯤 일해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혁신의 비결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일본 여행 트렌드가 사생활을 중시한 휴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료칸의 서비스 스타일은 그 온도차가 심했다. 손님들은 청소를 하러 불쑥 들어온 직원들과 맞닥뜨려야 했고 료칸에서 정해준 시간에 식사를 하며 메뉴 또한 결정권을 가질 수 없었다. 이는 시대와 맞지 않는 서비스 형태였다. 이에 호시노 사장은 료칸의 서비스 스타일을 버리고 고객 중심 서비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1994년 어느 날,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 요리사들이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 호시노 사장이 요리사들의 음식이 맛이 없다 평가한 게 화근이었다. 호시노 사장은 고객들의 맛 평가 설문지를 내밀었고 요리사들은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는 ‘불친절한 맛’ '정해진 요리만 매번 나와 단조로움'등의 고객들의 솔직한 평가가 있었다. 전통 운운하며 본인들에 대한 자부심에 취해있던 요리사들은 사장의 말 대신 고객의 말에 흔들렸고 주방에 복귀해 메뉴를 개선하기 시작했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힘
또한 서비스업에서 성패를 좌우 하는 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라 판단, 그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고 발상을 전환 할 수 있도록 직급과 상관없이 ‘씨’를 붙여 부르게하고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수평적 구조를 만들었다. 매출 등의 모든 경영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냈다. 훗카이도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인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인기상품 ‘운카이 테라스’가 직원의 아이디어를 상품화 한 대표적 사례다. 스키장의 리프트를 담당하는 한 직원이 산 정상에서 보는 웅장한 운해에 집중해 아이디어를 냈고 채택 되었다. 그 후 ‘운카이 테라스’는 비수기인 여름에도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토마무의 최고 히트상품이 되었다.
직원들에게서 찾은 성공의 비결
호시노 리조트가 재생사업을 담당한 료칸 '이즈미소' (현재 '카이' 브랜드)는 재생에 나선 2005년 당시 40억엔에 달하는 부채를 안은 상황이었다.
이즈미소가 다시 사랑받는 리조트가 되기 위해 호시노 리조트는 회사 차원에서의 조사와 분석을 실시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고객접점이 가장 많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토론을 통해 '우리의 고객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고 분석하고 대답을 찾도록 했다.
스스로 타겟 고객을 발견한 직원들은 이에 맞춰 실천하고 싶어하는 서비스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고 실시했다. 그러자 전년대비 객실 가동률이 10% 향상되었고, 경영은 회복하기 시작했다.
호시노 리조트에만 있는 단 하나의 서비스.
호시노 리조트 직원들은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나에게 식당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이 객실청소도 해주고 프런트 데스크에서 결제도 도와준다. 한 직원이 한 손님을 전담 마크 하는 것. 이는 2011년 도입한 멀티태스킹 제도로 처음엔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다. 호텔 경영학과를 나와서 청소 따위는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시도해보고 직원들은 생각이 바뀌었다. 접점이 많아지다 보니 직원들은 고객 개개인의 정보를 더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고 필요한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했다. 이는 다소 비싸지만 호시노 리조트를 다시 찾는 이유가 되었고 호시노리조트 만의 강점이 되었다.
'사람'으로 위기를 극복한 호시노리조트
호시노 리조트는 전통적 매력과 서구적 서비스를 합친 ‘일본식 호텔’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양한 혁신을 받아들이며 최상의 서비스를 구현해 낸 직원들이 있었다.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섬세한 서비스는 그 자체가 상품가치로 인정 받게 되었고 호시노 리조트의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호시노 리조트가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던 비결, 그것은 바로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 ‘사람’에 있었다.
[9호] 절제의 기술 (0) | 2020.05.20 |
---|---|
[8호] ‘토스’ 해보셨어요? (0) | 2020.05.06 |
[8호] 멘턴이 필요해 (0) | 2020.05.06 |
[7호] 집스타그램 시대의 스타트업 (0) | 2020.04.16 |
[7호] 라떼는 말이야 (0) | 2020.04.1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