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른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에 관한 ESPN-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가 미국을 들썩이고 있다. 1화 방송 이후 무려 630만 명이 시청해 제작사인 ESPN 다큐 역사상 최다 시청기록을 세웠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시카고 불스’ 왕조를 이끌던 조던은 통상 3만 2292점(1027경기), 시카고 소속으로 6차례 NBA 우승, 정규리그 MVP 5회, 정규시즌 득점왕 10회, 경기당 평균 득점 1위 (30.2점)등 무수한 기록을 만들었다. 이러한 기록을 떠나서 마이클 조던이 위대하다고 평가되는 남다른 점은 그가 위대한 스포츠 선수를 넘어 한 시대를 아우르는 문화의 아이콘이었다는 사실이다. 그가 광고하던 ‘에어조던’ 운동화는 지금까지 하나의 상징이 되었으며, 그는 NBA를 넘어 미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인종 차별 완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거론된다.
다큐 <더 라스트 댄스>는 그의 시카고 불스 마지막 시즌인 97-98 시즌을 중심으로, 그의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마이클 조던이라는 인물에 대해 재조명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마이클 조던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였는지,그의 프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매 경기는 마지막인 듯 뛴다.
“내가 한 경기쯤 빠지면 어떨까 할 때도 있지만, 나를 보러 온 관중에게는 그 한 경기가 평생 단 한번뿐인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도저히 경기에 빠질 수가 없다.”
마이클 조던은 매 경기 자신의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은 바로 ‘독감 경기’다. 1996-1997 시즌 파이널에서 시카고 불스는 유타 재즈와 맞붙고 있었다. 4차전까지 양 팀은 시리즈 전적 2:2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상태. 결정적인 5차전을 앞두고, 그는 –훗날 식중독으로 밝혀졌지만- 독감으로 인해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는 최악의 몸상태로 경기를 치렀다. 48분 경기 중 44분을 출전, 38득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몸 상태에서도 최고임을 증명했다. 이러한 조던의 투혼을 앞세워 시카고 불스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농구는 마지막 몇 초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묘미가 있는 스포츠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마이클 조던의 명장면 중 하나인 ‘The Shot’이다. 1989년 클리블랜드와의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은 마지막 3분간 6번이나 리드가 바뀔 정도로 치열했던 경기였다. 100 : 99로 한 점이 뒤진 시카고 불스에게 남은 시간은 단 3초였다. 보는 사람들마저 손에 땀을 쥐는 긴장된 상황에서 마이클 조던은 수비수 래리 랜스를 따돌리고, 종료 3초 전 버저가 울림과 동시에 슛을 성공시킨다. 이 전설적인 버저 비터로 시카고 불스는 101대 100으로 승리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극적인 장면에서 강심장을 만든 것이다.
이처럼 그는 매 경기, 몇 초의 순간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마이클 조던의 경기는 늘 극적인 반전, 드라마틱한 경험을 관중에게 선물했다. 은퇴 후 그가 ‘샬럿’의 구단주로 일하며 선수들에게 그들이 받는 엄청난 연봉은 시즌 82경기를 전부 뛰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프로선수로서 경기에 임할 때의 프로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조던은 통상 15시즌 가운데 9시즌이나 82경기를 뛰었다.
노력하는 천재, 농구의 신이 되다
"열정도 능력이다. 열정이 없다면 성취도 없다. 도전을 사랑할 때 경기를 갈망하게 되고 경기를 갈망하면 연습이 즐거워진다.”
천재를 넘어 ‘농구의 신’으로 불리지만, 마이클 조던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농구의 신이 고등학교 대표팀에서 탈락했던 경험이 있다고 하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처음 농구를 시작할 때 농구선수 치고 키가 작았던 그는, 실력을 향상 시키고자 그의 형 래리와 1:1 대결을 펼치며 연습했다. 늘 승자는 형이었지만, 형을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레이니 고등학교에 가장 일찍 출석하는 사람도 마이클 조던이었다고 한다. 연습 벌레였던 그는 그 후 키가 190cm 넘게 자랐고 실력은 일취월장하며 유망주로 성장했다.
농구의 신이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도 역시 피나는 노력이었다. 야구 선수로의 일탈을 마치고 농구코트로 복귀한 후 조던은 “팀을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겠다”라고 선언,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되찾기 위한 훈련을 시작한다. 야구로의 외도로 인한 다듬어지지 않은 몸상태에 영화 촬영까지 같이 진행되어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훈련에 매진, 농구선수로서의 몸상태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1995-1996 시즌)에서 시즌 72승 10패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다시 한번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경기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 끝없는 승부욕으로 최고가 되다
구단과의 계약서에 “상기에 명시된 경기 이외에 몇 경기를 그저 농구가 좋아서 돈을 받지 않고 뛰어줄 수도 있다.”라는 조항을 넣었을 만큼 그는 농구를 사랑했다. 하지만 조던은 그저 사랑한다기보다 게임에서 무조건 이기고 싶어 했다. 전 시즌에서 진 팀에게는 그다음 시즌에서 꼭 승리했다. 일례로 야구선수에서 농구 선수로 복귀한 시즌, 패배를 안겨줬던 올랜도 매직을 상대로 그 다음 시즌에서 만나 스윕(*) 해버린다. (*스윕 :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이기는 것)
‘승부욕’은 마이클 조던이 농구를 이끄는 핵심이었다. 이러한 승부욕은 팀원들에게까지 이어져 그는 팀동료들에게도 자기 수준의 실력을 가지길 원하며 나태한 선수들을 호되게 다그쳤다. 훈련 도중 동료들을 자극했고 자존심을 긁었다. 농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었기에 팀원 모두를 자극시켜 실제 경기에서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게 단련시킨 것이다. 그는 다큐에서 팀원들에 대한 태도로 ‘착한 사람’ 이미지가 손상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승리에는 대가가 있어요. 리더십도 대가가 있죠. 끌려가고 싶지 않아도 제가 끌고 갔어요. 도전받고 싶지 않아도 제가 도전했고요. (중략) 팀에 들어온 이상 그 이하는 용납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 몰아붙일 필요가 있었다면, 그렇게 한 거예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나는 농구를 시작한 이래 9,000번 이상의 슛을 실패했다. 거의 300회의 경기에서 패배했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슛 기회를 26번이나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그것이 나의 성공 이유이다.”
나이키 광고에 쓰인 유명한 카피처럼 마이클 조던은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겪었다. 마이클 조던이 하는 농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때로는 너무 쉬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혹독한 훈련과 주변의 기대에 따른 압박감, 리더로서의 책임감이라는 난관들이 있었다. 이를 이겨내는 과정은 너무나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된다는 건 자신의 분야에서 우선 지독하게 노력하며 도전의식을 가지고 계속 부딪혀 이겨낼 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마이클 조던이라는 인물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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